두 아이 워킹맘 육아휴직 6개월 차, 내가 하고 있는 것과 느낀 점

한 자녀 당 쓸 수 있는 육아 휴직 기간은 3년인데, 두 자녀가 있는 나는 지금까지 4년 6개월을 쓰고 1년 6개월의 휴직기간이 남은 상태에서 올해 1월 육아휴직을 하게 되었다. 둘째가 초등학교를 들어가는 중요한 시기이기 때문에 겨울방학이 시작되는 1월에 맞추어 휴직을 한 것이다. 벌써 육아휴직 6개월이 지났다.

조금은 바쁜 일상에서 벗어났지만 한가하지 않다. 사람의 성향에 따라 휴직기간을 어떻게 보내느냐가 달라질 것이다. 나는 게으르기보다는 부지런한 성향이다. 가만히 쉬고 있으면 귀중한 시간을 낭비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이런 내가 열심히 하고 있는 것을 정리해보았다.

1. 아이들 공부 습관 잡아주기

정서적인 부분도 중요하지만 일상적인 습관을 만드는 것 또한 어린시절에 부모가 꼭 해줘야 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아이들과의 관계는 변함없이 좋기 때문에 작년에 아쉬웠던 학습 쪽으로 자연스럽게 포커스를 두게 되었다.

초등학생인 아들과 딸은 작년에 학교 방과 후 수업 외에는 주요과목 공부를 위한 사교육을 받지 않았다. 경제적인 이유도 있었지만 아이들이 딱히 학원을 보내 달라고 하지 않았다. 초등학교 3학년이었던 첫째는 돌봐주시는 할머니댁에서 수학, 과학 등 문제집을 풀기는 했지만 내가 바빠서 채점도 제대로 못 해주는 날이 많았다. 둘째는 영어에 노출시키기 위해 영어 DVD 를 보라고 했더니 한글로 바꿔서 보고 있는 기가막힌 상황도 있었다.

이제는 엄마가 집에서 아이들 공부를 도와줄 수 있으니 스스로 할 수 있도록 습관을 잘 잡는데 큰 힘을 들였다. 수학의 경우는 겨울방학 때 부터 공부 계획 한 대로 4학년 1학기 선행으로 EBS수학 강의를 듣고 채점을 해주었다. 영어는 온라인 강의를 우선 활용하고, 읽기와 쓰기를 위한 스킬서는 내가 직접 영역별로 도움을 주었다. 학원을 다니지 않는 아이는 국어, 과학, 사회 과목도 EBS 강의와 문제집을 활용한다.

아이가 힘들지 않도록 매일 해야 하는 분량을 정해 놓으니 시키지 않아도 알아서 스스로 잘 할 수 있게 되었다. 아들은 채점도 혼자 하고, 어려운 수학 문제 등 모르는 것만 엄마를 불러 함께 해결한다. 둘째는 구몬 수학 학습지를 본인이 원해서 신청해주었다. 자신이 하고 싶어서 하는 것이기 때문에 꾸준히 열심히 한다.

아이들 수영 레슨을 등록해 운동을 데려다 주고 있는데, 이것도 휴직 기간 큰 수확이다. 두 아이 모두 수영을 배운 지 얼마 되지 않아 도움 없이 물에 뜨고, 자유형과 배영을 할 수 있다.

2. 음식에 신경쓰기

일하고 바쁠 때는 대충 먹고 살았다. 아이들 저녁 식사는 시어머니가 챙겨주셨기 때문에 참 감사했다. 그런데도 아이들 키 크는 것이 정체 된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이제는 아이들을 더 잘 먹이기 위해 마트에 장 보러 자주 간다. 자주 주문해서 간단히 요리하기 편한 밀키트를 줄이고 직접 요리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제철 과일도 많이 구입해서 아이들에게 신선한 음식을 먹이려고 노력한다. 남편도 요즘 식사에 작년보다는 훨씬 만족해 하는 것 같다. 식사 뿐만 아니라 영양제도 구입해 먹이고 있다. 잘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엄마의 역할이니까.

3. 가족의 일 도와주기

집안일만 끝내면 아무것도 안하고 쉬고 싶을 때도 있다. 그러나 내가 조금이라도 시간 여유가 있으면 가족들의 생계가 달린 사업을 도와줄 수 있다. 아이들이 학교 가 있는 시간에는 가끔 씩 친정 부모님의 개인 사업장, 남편의 개인 사업장의 일들을 도와주고 있다. 휴직 상황이지만 온전히 쉬는 날이 거의 없는 것 같다. 하지만 보람을 느낀다. 가족 사업이라 마음의 큰 부담이 없기 때문에 힘들다고 느끼지 않는다.

4. 내가 꼭 하고 싶었던 일에 도전하기

육아휴직 때는 가족을 돌보는 일이 우선순위 이지만 나 자신에게도 우선순위를 두는 일들이 있다. 바로 독서와 글 쓰는 활동이다. 나는 여러가지 분야에 관심이 많으며, 끊임없이 배우고 도전하기를 좋아한다. 외출 할 때 책 한 권 들고 나가지 않으면 뭔가 허전하고 이상하기까지 하다. 그만큼 시간이 소중하고 짬 나는 시간에 책 보는 것이 좋다. 그것을 블로그와 인스타그램에 나누는 것도 좋아한다. SNS를 하는 목적은 내가 한 것을 기록 하고 나누기 위해서다. 휘발 되는 지식들을 정리해서 나중에 보는 것이 좋기 때문에 기록한다.

하고 싶었던 것 중 다른 것은 부동산 공부다. 세상을 살아가기 위해서 알아야 할 것들이 참 많은데, 학교 다닐 때 가르쳐주지 않았던 경제 분야와 부동산에 대한 공부를 하는 것이 재미있다. 20대 젊을 때 부모님 포함 아무도 나에게 돈에 대한 공부를 시켜준 사람이 없었다. 요즘에는 책과 유튜브에 정보가 넘쳐난다. 내가 원하는 강의도 골라서 들을 수 있다. 운전할 때는 오디오 음원으로, 집에서 틈 나는 시간에는 유튜브와 블로그로 공부하기도 한다. 서울에 아파트를 마련하고 싶은 꿈이 있어서 열심히 하고 있다.

직장 다닐 때는 꿈도 못 꾸었던 운동도 시작했다. 바로 평생 소원 이었던 요가 수업을 등록해서 일주일에 두 번 다니고 있다. 이 운동이 적응이 되면 필라테스도 도전할 것이다.

5. 마무리

내가 육아휴직 한다고 했을 때 동료들이 많이 부러워 했다. 나는 일에서 떠나 쉬는 것이 좋았지만, 한편으로는 내가 쓸 수 있는 마지막 휴직이기 때문에 이 시간을 후회하지 않도록 잘 보내고 싶었다. 나는 이 시간이 의미 있는 시간들로 채워져야 한다는 생각에 매일 매일 최선을 다해 살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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